18세 피아니스트 김세현, 佛 롱 티보 콩쿠르 우승

2025.04.01



“솔직히 예상을 못 했기 때문에 제 이름이 불릴 적에도 실감이 안 나고 그저 어리벙벙했어요.”

 

피아니스트 김세현(18)군이 31일(한국 시각) 프랑스 파리에서 폐막한 롱 티보 국제 콩쿠르에서 우승과 함께 청중상·기자상·학생 투표상 등 3개 특별상을 받았다. 1943년부터 열리고 있는 이 콩쿠르는 피아니스트 임동혁(2001년), 이혁(2022년)이 1위를 차지한 대회로도 친숙하다. 결선에서 김세현은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3번을 협연했다. 그는 우승 직후 본지 전화 인터뷰에서 “스스로 연주에 대해서 만족하는 성격은 아니지만, 최선을 다했기에 후회는 없다”고 어른스럽게 말했다. 한국 시각으로 31일은 그의 생일이어서 ‘자축 선물’이 됐다.

 

만 네 살부터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한 김세현은 2018년 금호영재콘서트로 데뷔했다. 지난 2023년 클리블랜드 국제 청소년 피아노 콩쿠르에서 1위에 오르며 일찍부터 주목받았던 ‘차세대 연주자’다. 독특한 건, 예원학교 재학 중에 도미(渡美)해서 현재 하버드대와 뉴잉글랜드 음악원(NEC)에서 복수 학위 과정을 밟고 있다는 점이다. 릴케와 도스토옙스키를 즐겨 읽는 그는 하버드대에서는 영문학을 전공하고 싶다고 했다. 그는 “피아노를 가장 좋아하지만, 자칫 한정적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볼 위험이 있다. 다양한 각도와 창문으로 세상을 바라볼수록 장기적으로 음악을 바라보는 관점도 더욱 풍성해질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앞으로 꿈꾸는 연주자상(像)에 대한 질문에 그는 “종착점을 미리 그려 놓고서 좇지는 않는다. 하루하루 저 자신을 돌아보고 다른 사람들이 들어줄 만한 연주를 했다면 그걸로 행복할 뿐”이라고 했다. 그의 스승인 피아니스트 백혜선 NEC 교수는 “평소 생각이 깊고 진지하며 음악을 할 때에도 단순히 건반만이 아니라 공연장의 음향 효과까지 감안할 만큼 다각도로 사고하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피아니스트 이효(18)는 2위 없는 3위에 올랐다. 2022년 우승자인 피아니스트 이혁의 동생이어서 ‘형제 입상’의 진기록을 갖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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