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형제 피아니스트 이혁·이효, 결선행 '불발'

2025.10.18



한국의 형제 피아니스트 이혁과 이효가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열리고 있는 제19회 쇼팽 국제 피아노 콩쿠르 최종 결선에 진출하지 못했다.

16일(현지시간) 쇼팽 콩쿠르 주최 측은 본선 3라운드 진출자의 모든 무대를 마친 뒤, 11명의 파이널리스트 명단을 발표했다. 미국의 에릭 루와 윌리엄 양, 캐나다의 케빈 첸 등이 결선에 올랐다. 중국의 지통 왕과 말레이시아의 빈센트 옹, 일본의 미유 신도 등도 결선행 티켓을 얻었다. 특히 3라운드 마지막날 무대에 오른 연주자들 7명 중 5명이 최종 명단에 올랐다. 나란히 본선 3라운드에 오르며 동반 결선 진출을 노렸던 이혁·이효 형제는 순위에 밀려 결선에 진출하지 못했다.

국적별로는 중국(3명), 미국(2명), 일본(2명), 폴란드, 말레이시아, 조지아 등 7개국 11명이 결선행 티켓을 얻었다. 미국 국적의 에릭 루와 윌리엄 양이 중국계 미국인인 걸 감안하면 11명의 파이널리스트 중 8명이 아시아계다.

특히 중국의 약진은 최근 세계 클래식 음악계에서 두드러지는 현상이다. 지난 6월 홍콩 출신 아리스토 샴이 정상에 올랐고, 이탈리아 부소니 콩쿠르에서는 중국의 우이판이 1등에 올랐다. 올해 쇼팽 콩쿠르 예선에서부터 본선 3라운드까지도 중국의 활약이 눈에 띈다. 3라운드 진출자 20명 가운데 12명(60%)이 아시아, 그중 절반인 6명이 중국이었다.

최종 결선은 18일부터 20일까지 3일간 열린다. 11명의 파이널리스트는 하루 쉬고 마지막 경연에 돌입한다. 참가자들은 결선 마지막 무대에서 쇼팽 피아노 협주곡 1번 또는 2번 중 한 곡을 택해 오케스트라와 협연한다. 올해는 특별히 '폴로네이즈 환상곡'이 지정곡으로 추가됐다. 약 10분 길이의 이 작품은 기교보다 음악적 깊이를 평가하는 곡으로, 최종 우승자를 가르는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심사위원장인 피아니스트 게릭 올슨은 이날 발표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주최 측은 "(심사위원장이)본선 3라운드 심사가 길게 이어져서 매우 지친 상태"라고 설명했다. 앞서 게릭 올슨은 "예술은 본질적으로 주관적인 것"이라며 "어떤 결과는 내게도 때로 매우 놀라운 내용이다. 17명의 전문가가 심사에 참여하지만, 모두가 결과에 동의할 수는 없다. 그게 바로 경쟁과 콩쿠르의 본질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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